중국 무비자 여행이 가능해진 뒤로 중국을 찾는 여행객들이 많아졌는데요. 저는 아쉽게도 무비자가 풀리기 전에 상하이 여행을 다녀왔습데요, 상하이 도심만 둘러보는 게 아쉬워서 당일치기로 가볼 만한 근교 소도시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고즈넉한 수향(水鄕) 마을, 전통과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공간들이 여유로워 보이더라구요. 이번 글에서는 당일 또는 1박2일 코스로 다녀오기 좋은 상하이 근교 소도시 3곳을 소개해볼게요.
주가각(朱家角) – 상하이 속 작은 수향 고성
상하이 시내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 지하철로도 접근 가능한 주가각은 상하이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통 수향 마을입니다. 마을 전체가 수로를 따라 형성되어 있어 중국판 베네치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합니다.
돌다리를 건너고, 좁은 골목길을 걷고, 전통 가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방생교, 장샹우 고택, 주가각 고대상점가 등은 놓치지 말아야 할 명소입니다. 배를 타고 수로 위를 천천히 유람하는 뱃놀이 체험은 주가각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감동입니다.
입장료는 대부분 무료이지만 일부 전통 가옥은 유료(20~30위안)이며, 거리 곳곳의 길거리 음식과 카페들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지하철 17호선 주가각역에서 도보 10분이면 마을 입구에 도착할 수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방문하기도 좋겠습니다.
시탕(西塘) – 영화 같은 수로 마을, 야경 명소로도 유명한 곳
조금 더 조용하고 로컬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시탕(Xitang)을 추천합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3의 촬영지로도 알려진 이곳은 주가각보다 규모는 크지만 덜 상업화되어 있으며, 전통과 예스러움이 살아있는 마을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시탕은 상하이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 당일치기 또는 1박2일 코스로도 적절합니다. 이 마을의 하이라이트는 석양이 비치는 수로의 야경과 골목마다 펼쳐지는 현지 특산품 상점들, 그리고 밤에 은은하게 밝혀지는 홍등입니다.
주말보다는 평일에 방문하면 더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으며, 게스트하우스나 민박 형태의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마치 고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음식도 현지화되어 있으며, 수제 맥주 바나 찻집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시탕 여행의 재미입니다.
퉁리(同里) – 전통과 정원이 어우러진 조용한 수향마을
상하이에서 약 2시간 거리인 퉁리(Tongli)는 강남 6대 고진(江南六大古鎭)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수향 마을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정원과 고택, 문화 유산이 잘 보존된 공간으로 유명하며,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에게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퉁리는 관광지로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한산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퇴사원(退思園)이라는 정원으로, 중국 고전 정원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외에도 삼교(三桥) 지역, 동경각, 고대 다리 40여 개 등이 볼거리로 가득합니다.
입장료는 마을 통합권 기준 약 100위안 정도이며, 주요 명소를 모두 둘러보는 데 반나절이면 충분합니다. 상하이 시내에서 기차(苏州 경유) 또는 전용 투어 차량으로 편하게 이동 가능하며, 혼잡하지 않아 노년층이나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분들께 특히 적합합니다.
시내 밖에서 만나는 진짜 중국의 모습
주가각, 시탕, 퉁리처럼 가까운 근교 소도시는 전통과 자연, 조용한 감성을 모두 품고 있는 공간으로,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루만 시간을 내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근교 여행은 상하이 여행에 있어 가장 감성적이고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상하이 여행 중 근교를 다녀오지 못했는데요, 아쉬운 마음에 저 대신 방문해보시라고 공유해드려요. 바쁜 도시 일정을 잠시 멈추고, 고요한 물길을 따라 걷는 하루를 꼭 경험해보세요.